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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김동완이 드라마 밤샘 노동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연예계 제작 현장은 밤샘 노동이 일상이다.

  • 김태우
  • 입력 2018.12.30 13:53
  • 수정 2018.12.30 14:58
ⓒYOUTUBE/완두콩

장수 아이돌 ‘신화’의 멤버 김동완씨가 팬들과 만난 자리에서 연예계 제작 현장의 밤샘 노동 등에 대해 쓴소리를 해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1월부터 서울 대학로 홍익대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 : 사랑과 살인편‘에 출연하고 있는 김씨는 뮤지컬 공연을 마친 뒤 기다리는 팬들과 함께 ‘퇴근길’ 팬과의 대화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김씨는 지난 21일 공연을 마친 뒤 ‘퇴근길’ 팬과의 대화에서 “일이 바빠서 밤에 3시간 정도 밖에 못 자는데 오빠는 스케쥴이 많아서 밤에 잘 못 주무실 텐데 그래도 컨디션 관리하는 비법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김씨는 이에 “저는 잠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잠 못 자는 일은 안 한다”는 말로 답변을 시작했다.

다음은 이어진 김동완씨의 답변이다.

“드라마하고 이러면 진짜 한 시간도 못 자고 이런 일들이 많은데, 저 같은 사람들이 잠을 못 잔다고 말을 해줘야 해요. 그렇다 해도 다른 사람들(스태프)은 저보다 한 두 시간 더 못 잡니다. 제가 6시간 자면 스태프들은 4시간 밖에 못 자서, 저는 늘 얘기해요. 잠 못 자는 일은 안 한다고. 이게 10년 전에는 굉장히 이상한 사람 취급을 당했는데, 요즘 점점 괜찮은 사람이 되어 가고 있는 것 같아요, 저 같은 사람이.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자꾸 말해줘야 해요. 잠도 못 자게 하는 일은 정상적인 일은 아닌 거예요. 그런 일을 정상적이지 않다고 자꾸 말하는 사람이 많아져야 정상이랑 닮아가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너무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한국 사람이 많아서 그런 것 같아요.”

김씨의 말처럼 한국의 드라마와 예능 등 방송 프로그램 제작 현장은 밤샘 노동이 일상이다. 이 때문에 밤샘 촬영이 다음 날 아침까지 이어지고 다시 오전에 촬영을 시작하는 노동 환경을 끊김 없이 두 개의 화면을 겹쳐서 장면을 전환하는 영상 기법 ‘디졸브’에 빗대어 ‘디졸브 노동’으로 일컫기도 한다. 방송스태프노조가 지난 8월 공개한 현황을 보면, 티브이엔(tvN) 드라마 ‘아는 와이프‘의 경우 촬영시간을 기록한 16일 가운데 하루 18시간 이상 촬영한 날이 11일이나 됐다. 이 가운데 5일은 20시간을 초과했다. 티브이엔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3 비긴즈‘는 하루에 최소 12시간, 최대 17시간까지 촬영했고, 12시간 넘게 일하면서 저녁 식사를 건너뛴 날도 있었다. 제이티비시(JTBC) 드라마 ‘라이프‘는 최소 14시간에서 최대 20시간, 제이티비시 드라마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은 최소 15시간에서 최대 23시간을 촬영했다.

올해 1월에는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의 미술 스태프로 참여한 고아무개(33)씨가 귀가 중 어지럼증을 호소하고 쓰러져 뇌동맥류 파열로 뇌사 판정 끝에 사망했다. 7월에는 에스비에스(SBS) 드라마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카메라 스태프 김규현(30)씨가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한편, 김동완씨가 팬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연예계의 잘못된 관행에 대해 쓴소리를 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김씨는 지난 8월28일 열린 신화 데뷔 20주년 기념 스페셜 앨범 ‘HEART’ 발매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아이돌들이 일하는 세상이 과연 행복한 것인가. 자살한 후배를 봤을 때, 그리고 처절하게 성 상품화된 여자 후배들을 보며 선배로서 반성한다”며 “아이돌 산업이 너무 일본을 따라가서 가슴 아프다”고 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씨는 당시 “이런 시장을 가진 나라에서 과연 페미니즘을 운운할 수 있는 것인가”라고 자문하며 “이쪽 업계, 저희 같은 선배들이 스스로 자각하고 고쳐나가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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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신화 #김동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