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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마비 판정받은 더 크로스 김혁건을 다시 일으켜 세운 힘: 부모님은 아들의 '넌 할 수 있어' 노래를 들려줬다

어깨 아래 모든 근육이 마비됐다.

더 크로스로 활동할 당시 김혁건의 모습.
더 크로스로 활동할 당시 김혁건의 모습. ⓒMBN

남자들의 애창곡으로 손꼽히는 ‘Don’t Cry’로 유명한 록 그룹 ‘더크로스’ 보컬리스트 김혁건을 방송에서 볼 수 없었던 이유가 있었다.

지난 26일 방송된 MBN ‘현장르포 특종세상’에 김혁건이 출연했는데, 김혁건은 10년 전 교통사고로 인해 전신마비 판정을 받은 상태였다.

'특종세상'에 출연한 김혁건.
'특종세상'에 출연한 김혁건. ⓒMBN

사고 당시 김혁건은 군 제대 후 새 앨범 준비로 한창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었는데, 연습을 마치고 여자친구 집으로 가는 길에 교통사고를 당했다. 불법 유턴하는 차량이 오토바이를 몰고 가던 김혁건은 친 것이었다.

김혁건의 부모님.
김혁건의 부모님. ⓒMBN

김혁건의 아버지는 사고 당일을 떠올리며 ”피곤하니까 아버지가 태어줄게, 오늘은 오토바이 세워놓고 내 차 타고 가자 그러니까 (같이) 안 간다고 그래요. 그때는 같이 안 간다는 이유를 몰랐는데 여자친구 줄 김밥 사서 따뜻하게 먹이려고 좀 일찍 가려고 했던 것 같아.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강제로 ”타!”하고 끌고라도 갔어야 하는데 후회된다”라고 말했다.

사고 후 1년 넘게 병원 생활을 했던 김혁건.
사고 후 1년 넘게 병원 생활을 했던 김혁건. ⓒMBN

사고 후 1년 동안 병상에서 일어나지 못했던 김혁건의 좌절감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였다. 김혁건은 ”너무 무섭더라고요. 아무것도 안 움직여지니까. 이제 이렇게 식물인간이 된 건가? 정신은 있는데. 눈만 흐리멍덩하게 뜬 채로 살아가야 하나. ‘왜 깨어났지’ 그러면서 하염없이 마음속으로 눈물을 흘렸습니다”라고 말했다.

김혁건.
김혁건. ⓒMBN
김혁건.
김혁건. ⓒMBN

전신 마비라는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김혁건은 신문사에 전화해서 자신의 기사를 일일이 지우기도 했는데, ‘욕창으로 망가진 모습을 봤다. 썩어버린 이 몸이 시체인데 왜 내가 살아 있지?’라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그때 김혁건은
겨우 32살이었다.

김혁건을 다시 일으켜 세운 건 부모님이었다. 김혁건의 부모님은 아들이 불렀던 노래 ‘넌 할 수 있어‘라는 노래를 계속해서 들려줬다고. 김혁건은 ”처음에는 제 노래를 들으면서 다시 부르지 못할 노래들, 정말 듣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그냥 노래를 한 번 불러볼까’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하더라고요”라고 말했다.

넌 할 수 있어 힘들지만 / 언제나 이겨냈잖아 / 어두운 밤 지나 태양이 눈뜰 때 / 넌 다시 태어날 거야

다시 노래를 하기로 마음 먹은 김혁건이었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어깨 아래 모든 근육이 마비된 탓에 노래는커녕 오래 말하기도 힘들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김혁건의 안타까운 상황을 알게 된 한 대학교에서 복식 호흡을 도와주는 기계를 발명해줬다. 현재 김혁건은 한 대학에서 복지학을 강의하면서 제2의 인생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아래는 관련 영상이다.

 

도혜민 기자: hyemin.d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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